또?

또 범죄를 저질렀다고?

벌써 몇 번째야! 이거 이거~ 어떻게 하지?

 

에 가자!

와- 정말요?

 

 

보호관찰소에 근무하면서 형사재판을 받은 많은 사람을 만났다.

무면허운전, 절도, 폭력, 성폭행 등 재판을 받은 이유는 다양하다.

 

이들 중 형사미성년자인 소년들은 주로 소년법의 적용을 받아 보호처분을 받고,

보호관찰소로 온다.

 

죄는 인정되나, 소년이므로 아직 개선의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재범하지 않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지역별 담당자들은 이들 소년과 면담하며

잘못된 생각에 대해 바른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고,

잘못된 행동에 대해 경고하기도 한다.

하지만 익숙해져 있는 성향을 면담만으로 바꾸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어떻게 할까... 고심하던 차에

2011년 9월, 재범률이 높은 지역의 소년 7명을 데리고,

수상스키를 배우기로 했다.

 

 

 

 

마침 거창지역의 범죄예방위원 중,

수상스키 강습이 가능하고 개인 보트를 보유한 분이 있었다.

상의 끝에 거창수상스키협회에서 강사 한 명을 더 지원받아, 강습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상스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일주일에 한 번 씩 5번을 모여,

합천군 봉산면에 있는 수상스키장으로 향했다.

 

 

 

안전교육을 마치고 입수 후 균형을 잡아

수상스키를 타기까지 몇 번의 연습과 훈련을 받으면서,

소년들은 마음을 다잡고, 무언가를 깨달은 듯 했다.

 

▶ 김00 군

 

첫째 날, 처음 봉산 수상스키장에 갔다.

수상 스키를 본 적은 있지만, 타본 적은 처음이다.

그래서 설레었다. 하지만 물만 엄청 먹었다.

둘째 날, 타는 게 능숙해졌다.

그래서 난 수상스키를 계속 탔다.

재미있었지만 다음날 근육이 뭉쳐 무척 당긴다.

셋째 날, 기술을 조금씩 배웠다.

점점 수상스키에 재미가 들렸다.

넷째 날. 다리가 아파 많이 타지 않았다.

마지막 날. 벌써 마지막이라니 너무 서운하다.

처음에 생각하던 수상스키와는 달랐지만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수상스키를 탈 때 중심을 잡아야 하는 것처럼

내 마음에도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너무 재미있었고, 즐거웠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타고 싶다.


 

 

 

 

 

 

 

▶ 박00 군

나는 보호관찰소에서 수상스키를 타러 갔다.

자신감에 차서 자신만만하게 갔는데, 한 번에 타서 기분이 엄청 좋았다.

근데 날이 가면 갈수록 수상스키를 못 타서 자신감이 없어졌다.

하지만, 계속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하다 보니 즐겁고, 즐겁다고 생각하니 더 즐겁게 느껴졌다.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이 들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더 타고 싶다.

 

 

 

                                       

 

소년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 주고,

그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가슴 한 쪽에 뿌듯한 마음이 든다.

 

사실, 그들이 재범률이 높았던 이유는

가정으로부터 일찍 버림받고,

사회로부터 홀대와 냉대를 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 세상으로부터 상처를 받고 싶지 않아 일탈을 했던 것이다.

게다가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줄,

자신의 마음을 잡아주는 ‘그 무언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들이 ‘그 무언가’에 대해 즐거워하고,

그것을 통해서 ‘내가 사는 세상은 따뜻한 세상이었구나.’하고

세상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것, 새로운 일에 대해 도전할 자신감을 얻는 것,

무엇을 성취하였다는 경험을 갖게 하는 것.

 

이런 일들이 쌓여 이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살아내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본다.

 

 

사진= 알트이미지

글=창원보호관찰소 거창지소 보호주사 이호정

Posted by lawm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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