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비(부제: 길 위에서)



                                                 글쓴이 : 로망(路望)1

 <들어가며>

이 글은 내 젊은 날의 기록이고, 내가 잠시 머물렀던 전시대의 짤막한 풍경이다.  

가장 특수한 것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내가 만났던 사람들, 겪었던 사건들, 그 안에서 오갔던 이야기들, 바람에 출렁이는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간 기쁨과 고뇌, 슬픔 따위들. 어쩌면 한 개인의 보잘 것 없는 약사(略史)가 지나간 시대 전부를 웅변해줄 수도 있지 않겠는가.  

결국 조각난 개인들이 퍼즐처럼 모여 거대한 역사를 만드는 것이 아닐는지. 그리하여 어느 옛사람은 한사람의 목숨은 전지구보다 소중한 것이라고 하였던 것이 아닐는지.

이제 나는 여러분과 함께 잃어버린 한조각을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하려고 한다. 빛바랜 사진틀 안의 멈춰진 흑백영상에 색깔을 입혀 다시 밖으로 튀어나오게 하고, 사라졌거나 남아있더라도 박제로만 존재하는 기억들을 되살려 살을 붙이고 숨을 불어넣으려고 한다.  

그 여정의 끝에서 소중한 한조각을 찾아 이가 빠져 덜컹거리는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에 끼워넣을 수 있기를, 그리하여 우리가 알 수도 없는 지점에서 시작하여 앞으로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곳까지 이어진 길위를 조금은 온전히 굴러가도록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 나름의 자리에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꿈꾸며 헌신한 모든 이에게 이 글을 바친다. 특히 아무도 미워할 수 없는 우리의 연인 민주란에게... 


 

                                                                   2011. 10. 8.

                                                                  서초동 골방에서 


  1. '길 위의 희망'이란 뜻으로 이 글을 쓴 이의 필명이다.
Posted by lawm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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